오늘‘제2회 승강기 안전의 날’… 샘플조사 결과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 급증하고 있는 승강기 사고의 원인이 승강기 검사기관의 난립과 과당경쟁 등으로 인한 형식 점검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올해 8월말 현재 국내 승강기 설치대수는 33만여대, 해마다 새로 설치되는 승강기도 3만여대로 각 세계 8위, 3위 규모이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은 8일 오후 3시 경기 과천시 중앙동 기술표준원에서 열리는‘제2회 승강기안전의 날’ 행사에 앞서 이런 내용의 실태를 공개했다. 승관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8월 승강기 정기검사때 불합격 판정을 받은 365대와 조건부 합격판정을 받은 1만4273대중 4373대를 샘플조사했다. 이 결과, 승강기 보수업체들은 3820대의 모든 항목에 걸쳐‘양호(A)’판정을 내렸다. 박순자 의원(한나라당·비례대표)은 앞서 국정감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아 운행정지 처분을 받아야 할 정도로 결함이 심각한 229대조차도 84.5%가 양호, 15.5%만 요주의 표기를 했다”고,‘수박 겉핥기식 검사’를 질타했다. 정기검사를 받지 않은 미수검 승강기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04년 6189건, 2005년 8249건, 올해 8월에는 5139건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승강기 안전은‘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 2003~2005년에 승강기 갇힘 등 안전사고 119 구조대가 출동한 건수는 1만6659건, 구조인원은 3만6307명에 달해 교통사고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안전이 위협받는 근본 원인은 크게 4가지. 승강기 검사기관이 1997년 승관원, 승강기 안전센터, 산업기술시험원, 기계연구원으로 다원화한 이후 검사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봐주기식’ 감사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각 기관별 부적합율 판정 내용을 보면 승관원 42.9%, 승강기 안전센터 33.9%, 산업기술시험원 0.8%, 기계연구원은 0%였다. 검사 신뢰성에 의혹이 가는 대목이다. 승관원 관계자는 “1997년을 전후로 승강기 검사 불합격율이 10분의 1로 떨어졌다”면서 “그러나 부실보수로 인한 안전사고는 600%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보수업체가 난립하면서 저가수주경쟁으로 유지·보수가 부실해 지고 있는 점, 승강기 관리자(아파트의 경우 관리사무소)의 부실한 자체 점검, 지방자치단체의 승강기 사후관리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승관원은 제안했다. 승강기 사후관리 업무는 산업자원부가 맡고 있다가 2002년부터 시·도로 넘어갔다. 지자체는 인력부족, 담당자의 전문성 결여로 사후관리가 겉돌고 있다.
이민종기자 horizon@ 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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