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 소년에게
    ┠ 시와 나 2020. 2. 14. 14:53

    # 소년에게

    소년을 가을을 좋아 했다.
    세종대왕을 존경한 소년은 한글날을 기다린다,
    소년이 살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큰 명절이다.
    영능에 가면 한글날 경축행사 많았다.
    행사를 구경하고 단풍나무 가로를 지나 한강을 건너고
    은모래 백사장에 뛰놀면 하루해가 짧다
    누런 들판은 풍요롭게 보여 좋고
    메뚜기 한줄 잡아 구워 먹는 재미 쏠쏠하다.

    소년은 겨울도 좋아 했다
    흰 눈이 온 세상을 덮어 단순 단조롭게 변한 것을 좋다
    덫에 걸린 참새구이도 먹을 수 있고 깍는 걸 좋아 했다.
    하루걸러 제사가 있어 흰밥에 생선 김치 부침개도 좋다.
    성탄절에 양말 걸고 설날 꼬까옷을 얼마나 기다렸나
    모닥불 화롯불 군고구마와 가래떡은 잊지 못할 별미다

    소년은 봄을 좋아 했다.
    개학날 소녀들의 가벼운 주름치마 옷을 좋아했다.
    아지랑이 따라 한없이 벌판을 거닐며
    봄나물 캐는 누이를 따라다는 것이 좋다.
    옆집 개나리나무 담벼락이 노랗게 물든 것을
    도화지에 옮겨 그리는 것이 제일 좋았다.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초가집 냉이된장국이 왜 그리 맛있던지

    소년은 여름도 좋아 했다.
    장마가 지난 개울물에 목욕하는 것이 좋다
    대문 뜯어 평상 만들어 누어 매미소리 듣는 것이 좋았다.
    방학 때 서울서 내려온 예쁜이 친구의 뽀얀 살이 신기했다.
    도랑물 막고 물장난 치다 하루 가는 줄 모르고
    잠자리 나비 잡아 곤충채집하는 것을 좋아 했다.
    밭에서 가져온 참외 수박 파치 우물에 담가 시원하게 쪼개 먹던 소년
    그 소년은 이제 보이 지 않는다.
    ---------153

    '┠ 시와 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흔적도 없이  (0) 2018.09.27
    편모 워킹맘이 부르는 ‘대청호 연가’  (1) 2018.09.06
    ◐º 1/2인의 눈물   (0) 2018.04.05
    『 가을애상 』  (0) 2017.09.19
    『 매 화 ---시인 김선자  (0) 2017.04.24

    댓글

Designed by Tistory.